상속이 개시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배우자한테 다 넘기면 세금 안 나온다"는 말입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오히려 공제를 덜 받게 되는 경우가 있어, 그대로 따르면 손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받지 못합니다. 자녀가 함께 상속인으로 들어가야 5억원을 공제받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 제2항에 그렇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상속세 공제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상속세 공제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기초공제와 인적공제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는 거주자나 비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2억원을 공제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같은 법 제20조의 그 밖의 인적공제가 더해집니다.
둘째, 일괄공제입니다. 같은 법 제21조 제1항은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제18조와 제20조 제1항에 따른 공제액을 합친 금액과 5억원 중 큰 금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기초공제와 인적공제를 다 더해도 5억원에 못 미치면 그냥 5억원을 받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인적공제를 다 합쳐도 5억원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일괄공제 5억원을 적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조항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 제2항입니다.
제1항을 적용할 때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제18조와 제20조제1항에 따른 공제액을 합친 금액으로만 공제한다.
배우자가 혼자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원을 선택할 수 없고, 기초공제 2억원과 인적공제만 적용된다는 뜻입니다.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거나 협의분할로 배우자에게 전부 몰아주면 이 조항에 걸립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또 별개입니다
같은 법 제19조가 배우자 상속공제를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한도 계산에 따라 공제하되, 한도는 30억원입니다.
여기서 많이 놓치는 것이 제19조 제4항입니다.
제1항의 경우에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미만이면 제2항에도 불구하고 5억원을 공제한다.
배우자가 재산을 한 푼도 받지 않아도 5억원은 공제된다는 규정입니다. 세금을 줄이려고 배우자 앞으로 재산을 몰아 놓을 이유가 없다는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상속인인 경우,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 상속공제 최소 5억원을 더해 10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10억까지는 상속세가 없다"는 말의 근거가 이것입니다.
반면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일괄공제 5억원이 빠집니다. 기초공제 2억원과 인적공제, 그리고 배우자 상속공제만 남습니다.
같은 재산인데 누가 상속받느냐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집니다.
두 번의 상속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몰아 두면 나중에 배우자가 돌아가실 때 같은 재산에 상속세가 한 번 더 부과됩니다. 1차 상속에서 세금이 나오지 않더라도, 2차 상속에서 공제가 줄어든 상태로 과세되는 구조입니다.
배우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이후 재산 처분 계획까지 함께 놓고 지분을 정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한도 함께 챙기셔야 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를 적용받으려면 상속재산을 실제로 분할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19조 제2항은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의 다음 날부터 9개월이 되는 날까지 분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등기·등록·명의개서가 필요한 재산은 그 절차까지 마쳐야 합니다.
분할 사실은 그 기한까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10년 이내 증여도 합산됩니다
같은 법 제13조 제1항 제1호는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 가산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경우는 5년입니다.
생전에 미리 나눠주셨더라도 1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상속재산에 다시 더해져 계산됩니다. 사전증여로 상속세를 줄이려면 시기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상황
세금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만 듣고 협의분할서에 도장을 찍은 뒤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등기까지 마친 다음에는 되돌리기 어렵고, 되돌리는 과정 자체가 증여로 보일 수 있습니다.
상속세가 나오지 않는 규모라도 지분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부동산을 처분하실 때의 양도소득세와 2차 상속세가 달라집니다. 분할 전에 한 번 계산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배우자에게 전부 상속하는 것이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1조 제2항 때문에 일괄공제 5억원을 놓칠 수 있고, 2차 상속까지 보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재산 구성과 가족관계, 이후 계획에 따라 답이 달라지므로 분할을 확정하시기 전에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무법인 이움 중앙지점 대표세무사 박성진
서울 강남구 학동로38길 11, 2층 · 02-545-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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